• 원장
  • 24-04-29 08:58
  • 141

나는 김밥을 싸고 우리는 추억을 먹습니다.

늘 도시락을 싸가지고 학교를 다녔던 저희 세대...
소풍날 김밥 도시락은 특별한 추억입니다.
평상시와 다른 맛난 것을 학교가 아닌 소풍지에서 먹으니까요..
특히 엄마 옆에서 김밥꽁지를 하나씩 집어먹는 맛남은 더욱 즐겁지요
 
저희 엄마의 김밥이 엄청 맛있는건 아닐 텐데..
저는 지금도 저희 엄마의 레시피대로 김밥을 쌉니다.
가끔 엄마의 김밥을 먹고 싶은데.. 시중에 파는 것은 아무리 비싸도 엄마의 맛이 나지는 않으니까요
 
아이를 낳고 아이가 소풍 가는날
제 어릴 때가 생각나서 그 기분으로 도시락을 싸곤 했습니다.
편식이 심했던 첫째는 늘상 김밥 말고 주먹밥이라고 해서 간단하게 참기름 간장에 깨소금 넣고 주물러 줬었고.. 뭐든지 잘먹는 둘째는 김밥을 싸달라고 해서 솜씨없는 손으로 열심히 ㅋㅋ...
일하는 엄마가 평상시 못해주니.. 소풍날 만큼은 해주고 싶었는지... 부지런을 떨어 봤습니다.
 
아이들이 중학교 즈음되니 김밥을 쌀 일도 없더라구요
다 컸다고 친구들과 사먹는게 더 좋다고도 하고..
단체 주문하는 어머니회의 도움도 받게 되구요.. ^^
 
그래도 가끔 주말이면 김밥을 싸곤 했어요
간단한 가족 나들이 때 .. 저녁 반찬 마땅치 않을 때.. ㅎㅎ..
서로 웃고 떠들고 왔다 갔다 하면서 집어 먹으면 제 입에 들어올 새도 없이 사라지고..
사춘기 아들 문 닫고 들어앉아 있을 때도 모른척하고 김밥을 말고 있으면
그 냄새와 분위기 못 참고 어느샌가 나와서 옆에 앉아 집어 먹고 있더라구요.. ㅋㅋ
 
저는 지금도 아주 가끔 김밥을 가끔 쌉니다.
여전히 가족들과 둘러앉아 우리는 추억을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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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인가 소풍날 도시락 싸는게 엄마에게 큰 부담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당연히 이해하죠.. ^^
그러나 멋진 도시락, 보암직하고 먹음직한 도시락이 아니라도
우리 아이들에게는 엄마의 손길이 사랑으로 기억되고
그 맛과 향이 고비고비 추억으로 힘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몇자 적어 보았습니다.
아.. 세대가 다른 저와 의견이 다를 수도 있고.. ^^!
가정마다 사정이 있고. 상황에 차이가 나겠지만.. 소풍날 도시락을 이해해 주시길 바라며 몇자 투덕댑니다. 

내일은 우리 아이들이 기대하는 봄소풍 입니다. 
날씨.. 오고가는 길... 우리 아이들의 모든 활동에
평안과 안전이 함께 하길 기도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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