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장
  • 21-12-06 14:23
  • 6,422

놀이에 담는 복습

마트를 다녀온 날 .. 갑자기 마트 놀이를 하겠다며 안내원이나 캐셔의 역할을 하는 아이들.
동물원을 다녀온날은 갑자기 호랑이가 됐다가 사자가 됐다가... 사육사로 변신하며... 동물원 놀이를 하는 아이들..
혹 어딘가를 다녀왔을 때 아이들이 회상하며 놀이하는 모습을 우리는 종종 만나곤 합니다.
 
오늘 목련반에는 딸기농장을 다녀온 친구 덕분에
딸기농장, 딸기 잼 만들기.. 딸기 파는 가게.. 딸기 쥬스 가게...
확장에 재확장..
제방까지 쫒아와서 가격표를 돌리고... 전화번호(?)를 남겨주며 소꿉놀이 컵에 장난감 딸기를 배송하네요.. ㅎ
선생님은 아이들 놀이에 날개를 달아주시는지
딸기잼을 빵에 발라 나눠 먹기 까지.. ^^
딸기 축제 소문은 진달래반 친구들까지 전달되어 함께 하고 싶어 합니다. ㅎㅎㅎ.
 
우리가 흔히 보는 아이들의 놀이 형태 중에서
경험하고 체험한 것을 놀이를 통해 재연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아이들이 노는게 다 그렇지 하고 볼 수도 있지만..
유아교육 측면에서는 매우 중요한 시간이라고 봅니다.
 
모든 학습에 복습만큼 중요한 것이 없듯이
영유아들은 자신이 만나는 인생의 중요한 경험들을 놀이를 통해 재현함으로 내면화 한다고 합니다. 오감으로 만났지만.. 그것을 뇌에 저장하고 내것으로 만드는 것은 생각해보고 연습하고 내면화할 기회가 필요합니다. 경험을 재현해 봄으로 사고를 확장하기도 하고 기억에 근거한 다양한 역할로 여러 가지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지요
또 이러한 과정은 다른 새로운 경험을 만났을 때 내 속의 것을 얼른 꺼내서 비교 분석 하며 적응하기도 하고 응용하면서 유능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며 공감능력도 덤으로 얻어지기도 하고 그 순간의 분위기, 정서, 주변의 표정과 소리까지 내 안에 저장하는 시간이 됩니다.
 
이러한 시간을 허용하고 독려하고 확장시켜주는 어른들의 배려로 아이들의 생각의 깊이와 폭은 훨씬 넓어지고 다양하게 자라게 됩니다.
그래서 유아기는 학습 보다는 놀이나 활동을 강조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만일 지금은 글자 배우기.. 다음은 숫자 학습, 그리고.. 다음은... 또 다른 학습지를 건낸다면
학습의 기술은 혹 늘 수 있지만 유아기 때 내면화 해야할 중요한 인생의 과제들을 놓치고 학교에 가게 됩니다. 실제로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예전에 비해 학업은 쉽게 배우는데 다른 건 너무 어려워 졌다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그런데 1, 2학년때 학업의 차이는 3, 4 학년만 지나면 거의 비슷해 지니.. 실제적으로 우리 아이들 인생에 필요한 사회, 정서적 발달이나 의사소통 능력이나 사고력, 자율성과 창의성은 어떤 유아기를 보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늘상 그렇지만.. 아이들의 놀이를 존중하고 경험속에서 나오는 발현적 교육과정을 열심히 실천하고 계시는 선생님들의 교실을 보며 잠깐 스치는 생각을 정리해 봅니다.
깊어가는 놀이의 확장 속에 성장하는 우리 아이들이 멋집니다.


(제방에 두고간 아이들의 초대장과.. 배달이 필요할 땐 전화하라는 전화번호... 저 전화번호 종이는 제 팔에 팔찌처럼 묶어 주고 가셨답니다. 팔찌를 뺐다 켰다 할 수 있도록 여유 있게 묶어주는... 속깊은 배려까지.. .  ㅋ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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