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장
  • 21-09-0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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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들어 주기

공동생활.. 함께 하는 놀이 가운데..분명 즐거움과 평안함만 있지는 않습니다.
갈등도 있고... 속상함도 있고.. 아쉬움도 있는 시간들이 속속 보이지요..
선생님들의 하루 일 가운데..
그런 친구들의 얼굴을 읽고... 마음을 들어주는 것도 큰 일과 입니다.

오늘도 복도에서 누군가의 우울한 얼굴을 보면서.
선생님 바로 "00야.. 왜그래? .. 속상한일 있었어? ... 애구.. 이리와 .. 선생님이 들어 줄께.. 00 마음 이야기 해줘.. "라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선생님 목소리에.. 이미.. 공감하고 편들어줄 것 같은 마음이 충분히 녹아 있어서... ^^.. 따뜻한 목소리로 이름을 불러 주는 순간 그 친구는 마음이 사르르 녹아 내린것 같습니다. 언제 그랬냐는듯.. 씩씩하게 뛰어 다닙니다. ㅎㅎ

아이들은 사건과 상황보다.. 그 순간의 정서를 더 오래 기억 한다고 합니다.
예전에.. 저희 원에 부모교육하러 오셨던 강사님도 같은 말을 하셨어요
어른이된 친구 끼리의 대화 입니다.
"애.. 너희 엄마 옛날에 엄청 무서웠잖아.. "
"응 그랬지.. "
"그 때 너 막 야단 맞고 엄청 무섭게 혼났다며.. "
"맞아... 정말 무서웠어.. "
"근데.. 그 때 왜 혼난거야? "
"글쎄.. 모르겠어.. 기억은 안나는데.. 우리 엄마 혼낼 때는 엄청 무서웠어"

대부분 어른이 되도 사건은 잊는데 정서는 기억하고 있다는 증거라네요..
가끔 우리는 사건에 매몰되서 육하원칙의 사건 사고를 따지고 들  때가 있습니다. 
객관적인 사실은 상황을 이해시키고 논리적으로 설명하면 대부분 아이들도 이해 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의 정서는 조금 더 오래 갑니다.
가끔 생활하면서 맘 상했던 일을 아이들이 집에가서 이야기 하죠.. 이미 유치원에서 끝난 일임에도 아이들은 그순간 상한 마음을 위로 받고 싶은 겁니다. 엄마, 아빠의 공감과 위로, 관심으로 치유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은 친구나 선생님 외에도 완벽한 내 편인 엄마 아빠의 사랑을 확인하기도 하고.. 정서적인 해소도 해나가는 과정입니다.

아이들이 생활속에서 속상했다면.. 당연 부모님은 더 맘이 아픕니다.
친구 때문인지.. 선생님 때문인지 잘잘못을 따지고 싶기도 하구요..
그순간.. 왜.. 어떻게 된건데.. 누가 그랬어.. 라고 따지기 보다.. 마음을 읽어주고 들어 주세요
아이는 엄마, 아빠가 내 마음을 알아 주는 구나 라는 것만으로 튼튼한 정서로 자라납니다.
"그랬구나.. " "우리 아들(딸) 정말 속상했겠네.. " 가끔은 더 편들어서 "다음에 만나면 엄마가 한마디 해야겠다" 등등.. ^^
편들어주고.. 이해해주는 말씀에 아이들의 마음은 풀어지는 경우가 많고 부정적인 정서도 해소가 됩니다.

수시로 아이들의 정서를 체크하며 함께 하고 있는 선생님들을 보면서
몸과 생각만 키우는게 아닌.. 마음도 무럭 무럭 키우는 귀한 손길들을 위해 기도해 봅니다.
가을이 성큼 다가오는 하늘을 보며..
신나게 바깥놀이 하는 아이들 목소리를 들으며  
쑥쑥 자라가는 아이들을 응원 합니다.
평안한 주말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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