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장
  • 21-08-31 14:09
  • 6,919

공문) 교육감 서한문

새학기를 맞아 학부모님들께 드리는 교육감 서한문
 
안녕하십니까? 서울시교육감 조희연입니다. 신학기를 맞아 학부모님들께 인사드립니다. 서로의 안녕을 묻고 답하는 것이 통상적 안부인사가 아닌, 매일 매일의 절박함으로 자리 잡은 지 벌써 1년 반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서울학생들의 안전한 배움과 성장을 책임지는 교육감으로서 존경하는 학부모님들께 심심한 위로와 함께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유치원이 문을 닫게 된, 유사 이래 초유의 사태에서도, 학습, 식사, 돌봄 등 알뜰 살뜰 종일 자녀들을 보살펴주신 학부모님들의 헌신과 노고 덕에 우리 서울 교육은 배움과 미래를 향한 희망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고 지켜올 수 있었습니다.
“학부모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유치원 교육의 부재가 가져온 문제가 학부모님들의 희생과 노력 등 가정에서 감당해야 할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1930년대 경제대공황을 겪으면서 폐허가 된 사회를 재건하고 불안에 떠는 국민들을 위해 마비상태에 빠진 미국을 살려냈던 뉴딜의 정신을 되새겨봅니다. 저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유치원과 학교가 문을 닫은 동안 생겨난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고 서울교육을 살려내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교육 회복을 위한 정책을 전방위적으로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첫째, 아직 코로나가 종식되지 못한 상황에서 자녀들의 안전에 대한 의구심으로 인해 우려가 크실 것입니다. 서울시교육청은 1학기 유치원 전면등원을 전격시행하고 유지하면서 전제 조건으로서 촘촘한 방역 안전망 강화를 최우선으로 두고 시행해 왔습니다.
사실 전 사회적으로 유치원 전면 등원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동안 유치원내 감염 사례가 매우 드물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학부모와 교직원 뿐 아니라 어린 유아들까지 모든 교육공동체 구성원이 방역과 안전에 헌신적으로 임해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서울교육청은 이러한 노력에 부응하여 유치원 방역 인력 지원을 확대할 것입니다. 또한 방역물품 구매, 급식 방역 등 유치원의 모든 영역에서 필요한 방역 지원이 빠짐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둘째,‘교육 결손회복 방안’에 역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해나가겠습니다.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우리 유아들은 학습·정서·신체·사회성 영역에서 다양한 결손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은 전면 등원 확대입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철저한 방역에 기반한 2학기 단계별 등교수업 확대 방안을 마련하여 유아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유치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학습회복을 위해 선생님들의 전문성에 기반한 학습활동을 지원하고,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 제공을 위한 학급운영비를 지원하는 등 유아 발달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셋째, 미래를 준비하는 수업 환경을 구축해나가겠습니다.
우선, 유치원은 전면 등원 수업을 지속하면서도 코로나 확진 발생 시 신속하게 원격수업으로 전환하여 학습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더불어 스마트 교육 환경 제공을 위한 첫걸음으로 유치원 스마트기기 지원을 추진하겠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에 조응하여 미래지향적 에듀테크 기반 교육혁신의 노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직접교육 및 실물교육이 필요한 유아기에 스마트 기기를 교육에 전면 적용하기에는 여러 가지 우려점이 있으나, 원격수업 상황에서 이미 많은 유아들이 기기들을 활용하는 스마트 세상을 경험해 나가고 있습니다. 유아들이 발달에 적합한 스마트 세상을 경험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겠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앞서 말씀드린 방안 외에 더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멈추지 않겠습니다.
유치원의 교육활동을 위해서라면 아주 작은 부분도 놓치지 않고 찾아 섬세하게 지원할 것입니다.

 
‘꽃은 말하여 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본래 스스로 그러한 것이다.’라고 합니다.
저는 우리 모두의 꽃이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를 가진 아이들 하나하나를 떠올려봅니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정해진 경로대로 숨 가쁘게 달려온 교육의 틀을 벗어나 이전과는 좀 다른 모습으로, 다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아이들을 생각합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겠습니까?’저는 기나긴 시련 속에서도 아이들은 쉼 없이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고 굳게 믿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을 감추고, 그저 넉넉한 마음과 시선으로 든든히 받쳐주고 있는 학부모님들이 계십니다. 저 역시 부모님들과 함께 그 아름다운 여정에 미력이나마 힘을 보탤 수 있기를 소망하며 늘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9월 1일, 서울시교육감 조희연 올림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