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장
  • 21-07-06 13:53
  • 8,095

이런 학구파들을 봤나.. ㅋ

어제 오후 갑자기 진달래반 친구들이 단체로 제방 문을 열더니.. 한바탕 따지네요. ㅋ
"원장선생님.. 영어시간이 왜이렇게 짧아요?"
"영어시간을 길게 해 주세요"

시간을 봤더니.. 원래대로 40분 하고 끝난 시간이길래..
"원래 대로 잘 끝난건데?... "
"40분 공부한거야" 라고 대답했더니..

"아니예요... 시간이 짧았어요... "
"원장선생님이 시간을 길게 하라고 이야기 해 주세요"

단체 항의는 한번에 끝나는게 아니고..
나오는 아이들마다 제방문을 열고 한마디씩 하더니.
마지막 얌전한 여자 친구들 몇몇도..
아주 살갑게..
"그럼 다음주 월요일 부터는 영어 시간을 좀 더 늘려 줄수 있는 거죠?" 라며  애교까지... ㅎㅎ

혹시나 기본과정 시간이 늦게 끝났나 싶어 담임 선생님께 물어봤더니..
정시에 끝나서 수업 시간은 원래대로 했다고 하시더라구요.. ㅋㅋ
영어 선생님께도 물어봤더니.. 수업 잘하고 마무리하자고 하니.. 아이들이 "벌써요?.. 더해요~~" 라고 했다네요.. ㅎㅎ

영어 선생님이 그렇게 재밌게 가르쳐 주신건가??
우리 아이들의 영어 학구파였나?
ㅋㅋ... 뭐든지 즐겁게 열정으로 하고 있다니.. 기특하기만 합니다. ㅎㅎ

이 시기의 재미있고 행복했던 경험은 무엇이든지 앞으로 배울 세상에 밑걸음이 될꺼니까요.
유아기 영어도 흥미를 느끼고 재미있다는 즐거움, 더 알고 싶다는 호기심만으로도 그 목표는 달성입니다.
그 외의 것은 초등학교 이후에 충분히 배워 나갈 수 있거든요..
 
가끔 대학에서 강의를 할 때면 첫날 학생들에게 질문하는게 있습니다.
유아기 때 어디를 다녔냐는거요.... (물론 제 수업은 유아교육개론이나 유아 놀이지도 같은과목이니 수업 도입과 얼추 맞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지금 대학에 들어온 친구들은 2000년대 초반 생으로 우리나라에 영어 학원이 갑자기 늘어서 유아기를 학원에서 보낸 친구들이 꽤 있는 시기의 친구들이거든요.. 한편에서는 일찍 영어를 하는 것이 좋다는 분위가 있어서 나름 서두르신 부모님을 둔 친구들은 일반적인 유치원보다는 학원에 등록을 하곤 했죠...
저는 오랫동안 유치원에 있다보니... 현재 대학에 들어간 아이들이 유아기 때 어딜 다녔을지 궁금해 지더라구요..
 
보통 한반에 3~40명 정도 수업을 하면 몇%가 나올까요??
저도 늘 걱정스런 마음으로 질문을 하곤 하는데요..
다행히 한반에 영어학원을 다니던 친구들은 5% 미만이였어요.. 두어명 정도 있는 거죠..
나머지는....
맞습니다. 일반 유치원 출신들이 훨씬 많습니다. 그리고 어린이집...
어릴 때 한가지만 조기교육 하는 것이 학령기의 학업 수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걸 알수 있습니다. 꽤 성적이 좋다는 성대나 교대 친구들에게도 거의 비슷한 결과이니 유아기때 중요한건 다양한 경험과 체험 중심의 전인교육이 중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학력보다 중요한건 정서적인 강인함, 탄력성과 주도성, 긍정적으로 세상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죠..
우리 아이들의 소중한 유아기의 학구열은 영어뿐 아니라 놀이에서도, 친구관계에서도,
함께 하는 모든 과정에서 멋지게 자라나게 하리라 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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